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여성이 방을 만들면 수많은 남성들로부터 메세지를 받을 수 있다. 얼굴은 물론 정말 여성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남성들이 구애의 메세지를 보낸다. 대다수의 남성들은 자신이 먼 거리를 이동해서라도, 또 발생하는 모든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여성과 만남을 갖고 싶어 한다.
수컷이 암컷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암컷은 수많은 수컷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이러한 현상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 남성들은 뭔가 좀 특이하다. 다른 나라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 남성들은 분명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났음에 틀림없다.
나는 그 이유를 "군대"에서 찾고 있다. 이는 한국 남성과 외국 남성의 가장 대표적인 차이이기도 하다. 한국 남성들은 연애에 관심이 가장 뜨거울 20대 초반에 2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당한다. 군대에서도 이성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라는 존재에 심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 나와서는 을의 위치를 자처하면서까지 여성과의 만남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즉 대한민국에서 병역의 의무는 단순히 남성의 귀중한 시간 및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부정적 영향도 끼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말하면 여성은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는 것 자체도 큰 특혜이지만 연애시장에서 갑의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부가적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연애와 결혼은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는 대한민국이 여성으로서 살기 좋은 국가임을 뜻한다.
또한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짝이 있던 과거와 달리 못나면 짝이 없는 요즘 시대의 특성도 한몫을 했다. 평범한 남성들의 연애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흔히 말하는 "스윗남"이 되지 않으면 다른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퐁퐁남"이라는 말이 유행한 뒤 경각심을 가진 남성들이 꽤나 늘었지만 앞으로도 대다수의 한국 남성들은 여성을 갑으로 모신 채 을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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