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라는 건 없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 방송이란, 편집된 동영상이 주류인 유튜브가 아니라, 아프리카TV나 트위치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말한다.
20대 초반, 시간 귀한 줄 몰랐을 땐(지금도 그렇지만) 나도 그런 스트리밍 방송을 참 많이 봤다. 특히 나는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스타크래프트와 롤 방송을 많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을 낭비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유익할 게 없는 게임이라도, 자기가 직접 플레이하면 그 과정에서 뭐라도 남기 마련이다. 근데 스트리머가 하는 게임을 주구장창 보고만 있으면 정말 남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 그저 게임에 대한 몇 가지 팁들. 그리고 커뮤니티, 인방에서의 유행어들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정도로, 인생에 도움 되는 거라곤 단 한 가지도 없다.
최근 2030의 높은 실업률이 화제가 되곤 하는데, 학교도 안 다니고, 일도 하지 않는 2030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은 시간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터넷 방송 시청"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마 컴퓨터를 켬과 동시에 인터넷 방송을 틀어 놓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길이가 정해진 유튜브의 편집된 동영상이 아닌 실시간 스트리밍의 경우, 그 중독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냥 틀어놓고 보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고, 큰 재미가 없더라도 당장 할 일이 없으면 그냥 계속해서 보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규제는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셧다운제마냥 계정 당 하루 시청 시간을 제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냥 젊은 사람들에게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신이 들어서 해본 말이다.
예전에 정부에서 "4대 사회악"이랍시고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유통"을 꼽은 적이 있는데, 인터넷 방송을 추가해 5대 악으로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인터넷 방송을 보기만 할 바에는, "스트리머"에 직접 도전이라도 해보는 게 낫다. 싸구려 캠, 마이크 정도만 구입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대다수가 방송을 접게 될 것이지만 최소한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직 활동을 미루며 인터넷 방송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구직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행동에 옮기기 어렵지만 자신이 항상 보는 "스트리머"에 도전하는 건 꽤 해볼만 할 것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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